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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합니다 (3):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며

Author
난초
Date
2015-04-09 12:17
Views
1643



작년 4월 16일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가 계속해서 마음에 무겁게 남아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엄청난 사건에 대한 호기심은 아닌 것 같다.

분노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무엇에 대한 분노일까?

부끄럽고, 무능하고, 게다가 무책임한 정부 시스템과 운영자들로 향하는 것 같다.


그럼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 살고 있는 내가 분노할 자격이 있을까?

특히 비판을 할 때에는 자격이 있는지 되물음을 받게 되기 때문에, 생각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나의 분노에 대한 자격 여부에 대해 여러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한국에 대한 관심이다. 당연히 내가 태어나고 자란 어머니 나라이기 때문에"


무엇에 대한 관심?

............등등으로 많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진상 규명.  


무엇에 대한 분노?

살릴 수 있는 생명들을 구조하지 못했으면서도 진상 규명을 시도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낀다.



 작년 11월에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 동생과 함께 광화문에 있었던 단식 농성장을 찾아갔다. 1일 단식을 하려고 했지만, 계획했던 날에 친정 아버님께서 편찮으셔서 2시간 정도만 머물다 오게되었다. 그 곳에서 본 학생들의 사진이 신문을 통해 보는 것과는 달리 훨씬 고통스럽게 내 마음에 파고들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들었다면, 나 자신도 자리를 지키며 다음 안내 방송을 기다렸을 것이다. 학생이 아닌 교사였더라도 똑 같이 행동하였을 것이다. 이것은 정부가 구조해 줄 것이라는 믿음과, 구조 과정이 혼란스럽지 않고 질서가 있어야만 효율적으로 구조가 진행된다는 생각에서 나온 협조이다. 이러한 믿음과 협조가 아무 소용없게 되고 죽음의 문턱에 다달았을 때, 학생들이 가졌을 두려움과 처절함이 연상되어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가만히 있었던 학생들을 바보스럽다고 질책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믿음과 협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재판이 있었는데도, 왜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지에 대한 해명이 없는 것이 답답하다.  


파파이스를 보면 정부가 조작된 항해 자료를 만들었고, 고의적 침몰 가능성이 과학적 증거를 통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한다. 영화까지 만든다고 하는데도 정부가 진상 규명에 나서지 않는다면, 진실은 지금 당장 밝혀지지 않는다 해도 결국 나중에 밝혀진다는 진리를 외면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고의적 침몰이라면 단순 사고가 아니고 살인인 셈이다. 고의적 침몰을 증거하는 각 사항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해명하는 것을 듣고 싶다. 정부의 해명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고의적 침몰에 더 무게를 두게 될 것이다. 구조를 못한 무능뿐만 아니라 살인 방조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까? 지금의 정부가 훗날 한국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심각하게 자문해 보기를 권한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며, 세월호 가족들께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분들의 고통에 동참하지는 못했지만, 1년 동안 진상 규명을 위해 처절하게 노력해오신 점에 대해 고개 숙여 깊이 감사를 드린다. 그분들의 뜻과 행동은 "내 자식", "내 가족"을 넘어 "국민 안전"을 위한 투쟁이라고  이해한다.  작은 위로라도 되고 싶은 마음으로 세월호 가족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여전히 잊지 않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또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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