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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윈 오타와 수다방

남편 명 이어준 아들의 출생 신화 : " 남편 사주에 아들있는데..."

Author
sangeun.cho21
Date
2020-06-08 20:28
Views
314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11학년인 딸과 9학년인 아들이 봄방학을 포함하여 학교를 가지 못한 지 벌써 한달 하고도 열흘이 지났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부동산 중개업무를 하고 있는 나도 지금은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게 집에 머무는게 최선인지라 잠정 휴업상태이다. 아무것도 할수 없는 이 상황에서 하루를 보람되고 알차게 보낸다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이들은 고등학생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학교를 가지 않는것에 대해서 은근히 좋아하고 있다. 나름 심심하지 않아 보이는게 신기할 따름인데 나는 사실 좀 지쳐간다.

요즘 하루를 보내는 일과 중에 유튜브 시청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 중에서도 우연히 탤런트 정호근씨의 심야신당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되었다. 탤런트 생활을 하시다가 무병이와서 신내림을 받고 무당이 되셨다고 하시는데 고민을 들고 찾아온 상담자들을 신의 기운을 받아 운명을 풀어주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나에게도 신의 점지를 받아 낳은 귀한 아들에 관한 스토리가 있어서 그 분의 얘기가 더욱 믿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2004년 큰 딸아이를 낳고 직장에 복귀 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직장 동료가 회사 근처에 사주 카페가 생겼다 하여 퇴근하고 가서 점을 보게 되었다.

그때 그분은 무당이 아닌 역술인 아니면 사주 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정도로 보였는데 내 남편의 사주를 받자 마자 다짜고짜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 이 사람 단명해요! "

" 네?!!! 단명이요?! 단명이면 몇살이요?! "

" 서른 아홉이요, 마흔 못 넘겨요 "

그 말을 친구와 같이 듣고 친구가 너무 미안해 하며 안절부절 못 하고 자기 얘기는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나와 버렸다. 이제 큰 애를 막 낳은 새댁한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로 믿고 싶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맴 돌면서 남편과 술이라도 한잔 할라치면 어김없이 울고 있는 것이다. 남편은 요즘 왜 맨날 술만 마시면 우냐고 핀잔을 주는데 " 자기 마흔 전에 죽는데" 라고 차마 말도 안되는 말을 할 수도 없이 마음에 짐을 안고 살아 가고 있었다. 시간이 1년쯤 흘러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시누이에게 말을 했더니 자기가 기도하는 할아버지 신을 모시는 무당이 있는데 거기를 가보자 해서 가게 되었다. 점도 삼세판은 봐서 평균을 내던지 아니면 완전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다. 그 신당에는 단군할아버지 초상화와 다른 신들의 초상화 아래로 제단이 차려져 있고 많은 초들이 켜져 있었다. 중년의 무당이 담배를 피우면서 우리를 맞이 하고 있었다. 시누이는 익숙한 듯이 향을 붙여 올리고 절을 해서 나도 따라서 절을 하고 무당 앞에 앉았다.

" 집이 아들있나? "

" 아뇨"

" 남편 사주에 아들 있는디... 남편한테 아들 낳아줘야 하는디... 아니면 남편 마흔 전에 단명혀.. 근디 낳으면 아들이여!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서른 여덟 동짓달에 남편 속옷을 가져오믄, 꼭 아홉 수 전에 와야혀! 내가 제사를 드리고 태워서 액운을 막아 줄 수 있어 "

가슴이 벌렁 거렸다. 혹을 떼러 갔다가 혹을 하나 더 붙인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무당이 시누이가 모시는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그 이야기를 처음 듣는 것 이었더라면 굿 값이나 받으려고 사기를 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당시 나도 항상 둘째를 가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친정 엄마의 도움 없이 아이를 둘이나 키운다는 것은 정말 마음 뿐이지 상황이 절대적으로 여의치 않았다. 그렇게 마음의 짐을 가지고 힘들게 사니 그 당시에 하는 일 마다 꼬이고 힘들어서 살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친정 엄마가 25년째 다니시며 항상 우리 집안의 대소사, 궁합, 작명등을 도맡아 상담 해 주는 역술인 아저씨를 찾아가게 되었다.

" 이야~ 너 요새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사니?! 내가 처방전을 하나 써 줄게 "

하시더니 정월서부터 동짓달까지 열두줄을 알수 없는 한자로 한가득 써 놓으시더니 마지막에 당구장표시를 하시며 결론을 요약을 해주셨다.

**애를 갖을 것!! **

" 남편 사주에 아들이 있어. 이 아들은 꼭 낳아 줘야 해!! "

" 아저씨 남편 사주에 단명하는지 한번 봐주세요 "

" 난 그런거는 모르겠고... 요 앞에 삼겹살 집하는 사람도 단명한다고 다른데서 그랬다는데 지금까지 잘만 살아.. 나 한테는 그런건 안나오는데..

근데 이 아들은 꼭 낳아야 해... 가만 있어 보자.. 지금이 삼월이니까 올해 12월안에 낳아야 아빠 사주하고 궁합이 잘 맞아!

그러니 이 달에 꼭 갖어야 해!"

두 사람이 남편이 단명을 한다고 했고 두 사람이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했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도 명분도 없었다. 이런 아들은 낳아 주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바로 그 주에 남편에게는 아무말 하지 않고 강원도로 여행을 가자고 하며 아이를 갖고 싶다고 했다. 가는 길에 우리가 가끔 가서 불공을 드리는 낙산사에 들러서 기왓장에 ' 건강한 아들 주세요' 라고 쓰고 정성껏 기도를 드리고 그날 정말 임신을 하여 그 해 12월에 건강한 아들을 출산하였다.

임신기간동안 그렇게 꼬이고 힘들던 일도 업무 스트레스로 늘 신경이 날카로와 남편과 좀 소원하던 것도 임신으로 인해 태교에 전념하니 견딜만 했다. 아이를 낳고 다시 복직을 하여 일을 하면서 캐나다에 먼저 이민을 갔던 오빠의 권유로 이민을 진행하는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면서 1년만에 영주권을 받았다. 퇴직날짜를 받아두고 '이제 정말 꿈에 그리던 사표를 던지고 이민을 가는 구나' 하고 한껏 들떠서 살고 있던 시기에 또 다른 직장 동료가 수원성에 이제 갓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있는데 영험 하다고 가 보자고 하는 것이다. 속으로는 ' 이제 다 끝났는데 이제 고민거리 없는데' 라고 생각 했지만 한편으로는 뭐라고 할지 궁금했다. 이 무당도 두번째 무당처럼 단군할아버지를 모시는 무당이었다.

그 무당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면서

" 언니? 언니는 왜 왔어? 동서남북 문이 다 열렸는데 언니는 왜 왔어? 언니 식구들 사주 좀 줘봐"

나는 나를 포함해서 남편, 딸, 아들의 사주를 불러주었다. 그랬더니 그 무당이 우리 아들의 이름에 막 동그라미를 치면서

" 언니, 얘는 신의 아들이네!! 얘 안 낳았으면 어쩔뻔 했어? 얘는 아빠 명 이어주고 부부금슬 좋게 해 주고... 아빠한테 이 애 랑 낳아 준 언니 한테 평생 절하고 살라 그래!!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 간의 일을 마치 아는 듯이 결론을 얘기 해 주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애기 해 주고 낳으라 해서 불공드려 낳은 아들이라고 말해 주었다.

" 사람들이 이런거 보면 미신이네 뭐네 하는데 언니같은 일이 있는데 이걸 어찌 미신이라고만 치부 하겠어! 근데 언니, 언니 사주가 지금 굉장히 요동 치는데 지금 무슨 일 있어요 ?''

캐나다로 곧 이민을 간다고 했더니 무릎을 탁 치며 언니는 한국에서 살래야 살 수 없는 팔자를 타고 났는데 외국에 나가면 엄청 잘 살거라고 오히려 그 무당이 기뻐했다. 4년동안 두명의 역술인과 두명의 무당이 마치 한 장편소설의 기승전결을 이야기 해준 것 같이 그러한 일들을 몸소 경험하고 나니 그저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외국에 나가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남편에게 아들도 낳아줬고 그 덕분에 남편은 캐나다에 와서 무사히 마흔을 넘기고 올해 50세가 되었다. 캐나다에 와서 남편에게 마흔살 생일파티를 성대하게 해 주면서 그동안 있었던 아들에 관한 출생신화를 비로소 얘기해 주었다. 나에게 평생 절하며 살라는 말과 함께.

Total 1

  • 2020-06-10 10:12

    드라마에 나오는 얘기 같네요. 세상에는 정말 믿기지 않는 얘기도 많은 거 같아요. 드라마에서 봤으면 에이 저게 어떻게 가능해라고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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