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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윈 오타와 수다방

안녕하지 못합니다. 희생자, 실종자, 그리고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Author
난초
Date
2014-04-25 11:51
Views
4170



먼저 한국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하며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살아서 구조되기를 바랍니다. 그 가족들과 함께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적을 간구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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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자로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한국에 (태어난 나라) 대한 관심이 많다. 왠일인지 작년부터는 인터넽 신문을 거의 매일 읽는 습관이 생겨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굵직한 일들뿐만 아니라 자잘한 일들에 대해서도 알고 지낸다. 지난 4월 16일에 일어난 국내 여객선 침몰 사고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4일간의 부활절 휴일 기간 내내 생존자 소식을 기대하며 지냈다. 8일째가 되는 오늘부터는 단 한 명이라도 생존자로 구조되는 기적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내야 할 것 같다. 뜻 밖의 사고가 생겼을 때, 우리는 충격-슬픔-분노-절망 등등의 여러 감정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현재 나의 감정은 분노에 가깝고, 절망에 이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사고를 살펴보고 싶다.


1. 사고 전:

우리는 쌀, 우유 같은 식품뿐만 아니라 냉장고, 자동차 같은 제품들을 살 때에도 가격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 또는 국가까지 고려한다. 같은 가격의 물건이라면 주저없이 믿을 만한 생산자/국가의 상품을 고르며, 다소 비싸더라도 신뢰하는 생산자/국가의 제품을 선택한다.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는 커다란 여객선에 대해서 우리는 당연히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주저없이 이용한다. 왜냐하면 정부가 안전하지 않은 여객선을 운항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선박 회사는 정부의 규정을 따라 자체 관리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믿음이 무너졌다. 이제는 타고갈 여객선, 버스, 기차, 비행기 등등이 몇 년 되었는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아왔는지를 우리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것이 가능할까? 그럼 국민이 세금을 왜 내야 하고 반면에 정부 관리직이 월급을 왜 받아야 하는지 누군가가 설명해 주면 좋겠다.


2. 사고 중:

항상 완벽할 수는 없으니, 간혹 생기는 사고를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곳에서도 빌딩에 화재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서 일년에 1-2회 대피 훈련 계획에 따라 연습을 한다. 이 훈련은 2010년 오타와에 강도 5의 지진이 생겼을 때 도움이 되었다. 여객선 침몰과 같은 위급 사태에 대비하여 이미 준비된 매뉴얼에 따라 조직적으로 훈련받은대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 또한 무너졌다. 이제는 타고갈 여객선, 버스, 기차, 비행기 등등의 비상 탈출구/사용법에 대해 우리가 스스로 알아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것이 가능할까?  승객들의 안전을 팽개친 선장/선원들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비상 상태에 대비하는 계획, 준비, 훈련 등등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더 큰 근본적 잘못이다.


3. 사고 후:

2010년에 칠레에서 광산이 무너져 30여명의 광부가 땅 속 깊이 매몰된 사건이 있었다. 칠레 정부가 다른 나라의 기술적 도움까지 받아 2주만에 거의 모두를 생존자로 구조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처럼 커다란 사고 후에는, 관련된 회사가 아니라 정부가 구조 작업의 중심이 된다. 한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치밀하게 조직적으로 구조할 수 있는 체계와 능력을 가지라고 우리는 정부에게 권한을 주었다. 그런데 이러한 권한 위임도 무너졌다. 이제는 사고가 생기면 정부의 구조를 기다리지 말고 가족/친지의 힘으로 해결할 방법부터 먼저 찾아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것이  가능할까? 전화로 신고를 했으니 정부가 구해주러 올 것이라 믿고 기다리는 실종자들과, 정부가 그들을 구조할 수 있다고 믿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누가 어떻게 그 무능력을 설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부의 사과와 국민들의 체념만으로 넘어가면 우리는 결국 절망에 이르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희망을 다시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잘못된 부분들을 먼저 명확히 밝혀내고, 개선하고, 더 나아가 안전 사고에 대비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을 (Emergency Management System) 만들기를 바란다.



아직도 100명이 넘는 실종자들이 있고, 그 가족들이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이 있다. 우리도 또한 그 희망을 함께 붙들고 그 가족들 곁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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